□ ECB 금리 인하 임박 시사
미국 연준의 금리인하 개시가 불투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오는 6월에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신호를 보다 뚜렷하게 시장에 전달했습니다. 다만 그 이후 행보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ECB는 11일 통화 정책회의에서 예치금 금리를 4.0%로 동결했습니다. 5회 연속 금리를 변경하지 않기로 결정했으나, 금리인하가 임박했다는 메시지를 성명서에 새롭게 반영했습니다. ECB는 성명서에서 "만약 인플레이션 전망과 기저 인플레이션 동학 및 통화정책 파급효과의 강도에 대한 통화 정책회의의 업데이트된 분석 결과 지속해서 목표를 수렴할 것이라는 자신감이 더 높아진다면 현행 통화정책 제약의 수위를 낮추는 것이 적절해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기자회견에서 "약간의(a few, 3~4명으로 추정)" 위원들은 이미 충분한 자신감을 가져 이번 회의에서 당장 금리를 인하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6월이 되면, 우리는 많은 데이터, 많은 정보를 더 갖게 될 것"이라고 라가르드 총재는 말했습니다. 6월에는 ECB 집행부 이코노미스트들의 수정 경제전망이 보고될 예정입니다. 6~7월 연쇄적인 금리인하 가능성에 대해 라가르드 총재는 미루는 태도를 거듭 내비쳤습니다. 금리 결정은 여전히 데이터에 달려 있으며 "특정한 금리 경로가 미리 약속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라가르드 총재는 "우리는 연준에 의존하지 않는다(we are not Fed-dependent)"며, ECB 결정이 독립적으로 이뤄진다는 입장도 거듭 밝혔습니다. 다만 "미국은 매우 큰 시장이고 매우 큰 경제이며 주요 금융센터이기도 해 그러한 모든 것들이 우리의 방어막 안으로 들어온다"며, 환율뿐만 아니라 "다수의 채널로 영향이 미쳐질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날 유로존 OIS 시장은 6월 금리인하 예상 폭을 21.8bp 정도로만 반영했습니다. 매우 유력해 보이지만, 확신하기는 이르다는 가격 책정입니다. 미국 3월 CPI 발표 이후 ECB의 6월 금리인하 확신이 약해졌습니다. 올해 전체 ECB 금리인하 기대치는 65bp로 줄었습니다. 세 차례 금리인하를 유력시하기 어렵다는 가격 책정으로, 전일에만 해도 75bp 인하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 뉴욕 증시 급반등, 미 국채 금리 혼조 마감
뉴욕증시 대표 지수 S&P500이 큰 폭으로 반등하며 전일 낙폭의 상당 부분을 만회했습니다. 실적발표기간 개막이 임박한 가운데 '맥 세븐' 주식이 일제히 급등하며 장세를 주도했습니다. 다우는 2p(0.01%) 내렸지만, S&P500은 0.74%, 나스닥은 1.68% 상승했습니다. 나스닥100이 1.65% 올랐고, 블룸버그 맥 세븐 지수는 2.23% 뛰었습니다. 애플과 엔비디아가 4% 넘게 오르면서 대형 기술주 랠리를 이끌었습니다. 아마존도 2% 가까이 더 올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날 블룸버그는 애플이 지지부진한 컴퓨터 판매를 진작하기 위해 AI에 방점을 두고 설계된 인하우스 프로세서 신제품을 장착하는 등 맥 라인 전반에 대한 정비를 준비 중이라고 소식통들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5개월 전 M3 칩을 공개한 애플은 다음 세대인 M4 프로세서 생산이 임박한 상태입니다. 이 칩은 최소한 세 종류로 나올 예정인데, 모든 맥 모델에 적용해 업데이트하려고 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습니다. 미국의 3월 PPI는 CPI에 비해 완만한 물가 오름세를 보여주며 시장을 안심시켰습니다. 특히 헬스케어 등 PPI의 일부 항목들이 보다 온건한 근원 PCE 물가 상승세를 시사하며, 전일 CPI 경악으로 고조됐던 긴장감을 누그러뜨려 주었습니다. 미국 시장의 실적발표기간은 오는 금요일 JP모건과 시티그룹의 실적 발표로 시작됩니다. 샌더스 모리스의 회장 George Ball은 "시장을 추동하는 것은 연준의 금리인하가 아니라 기업실적일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집계에 따르면, 월스트리트는 지난 1분기 S&P500의 주당 순이익이 일 년 전에 비해 3.8% 늘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맥 세븐의 이익 증가세는 38%에 달할 것으로 시장은 기대하고 있습니다. 미 국채 금리는 혼조세를 나타냈습니다. 연준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장기 금리 중심으로 오름세가 이어졌습니다(bear steepening). 미 국채 2년물은 4.9397%로 3.3bp 하락했지만, 5년물은 4.6136%로 0.9bp 올랐습니다. 10년물은 4.5722%로 2.9bp, 30년물은 4.6641%로 4.2bp 상승했습니다. 10년물 금리는 다시 4.6% 선에 근접했습니다. 이날 시장 주변에서는 올해 금리인하가 무산되고("no cut"), 10년물 금리는 5% 라운드 번호를 다시 보게 될 것이란 인식이 회자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이날도 5%의 저항에 부딪혔습니다. 뉴욕 아침 거래에서 5.0012%까지 올라갔으나 금세 뒤떨어졌습니다. 미국 3월 PPI와 ECB의 6월 금리인하 신호가 단기 금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과정에서 장기 금리도 함께 떨어졌으나 오래 가지는 못했습니다.
□ 미국 PPI 소폭 상승, 달러 가치 상승
미국 노동부 발표 3월 중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습니다. 전월(+0.6%)의 3분의 1 수준으로 물가 상승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블룸버그 사전 설문에서 이코노미스트들은 0.3%의 상승을 예상했습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상승률이 0.3%에서 0.2%로 둔화하며 시장 예상에 부합했습니다. 2월 중 1.2% 급등했던 상품 생산자물가가 0.1%의 하락세로 돌아선 반면, 서비스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3% 상승 속도를 유지했습니다. PCE 물가 산출에 들어가는 '포트폴리오 운용 수수료'가 3월 중 전월 대비 0.5% 늘었습니다(계절조정 전). 2월 0.2%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커졌지만, 지난 1월의 6.1%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한 속도입니다. 역시 PCE 산출에 쓰이는 외래진료비는 오르지 않았습니다. 이를 토대로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3월 근원 PCE 물가 상승률을 0.3% 또는 거기 조금 못 미칠 것이란 추정치를 내놓았습니다. 3월 근원 CPI 상승률 0.4%만큼 위협적이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PCE 지표는 오는 26일 발표됩니다. 이날 실시된 미 국채 30년물 220억달러는 4.671%에 낙찰됐습니다. 입찰 마감 직전 거래 금리(WI) 4.661%보다 1bp 높았습니다.
블룸버그 달러인덱스가 소폭 올랐습니다. EXB가 6월 금리인하 신호를 보다 뚜렷하게 시장에 전달하면서 유로 대비 달러의 매력이 부각됐습니다. PPI가 상대적으로 완만하게 나오고 뉴욕증시가 반등한 점은 달러의 상승 폭을 제한했습니다. 유로는 1.0729로 0.13% 내렸고, 달러엔 환율은 153.21로 0.03% 올랐습니다. 유로는 지난 2춸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달러-엔은 153엔대에 안착하는 흐름을 보였습니다. 한다. 마사토 재무관과 스즈키 슈 니치 재무상이 잇따라 개입 가능성을 위협하자 아시아 거래에서 152엔대로 밀리기도 했으나 이후 레벨을 다시 높여 잡았습니다. 달러 위안 역외환율은 7.2534로 0.12% 내렸고, 달러·원 NDF 1개월물은 장소 종가 대비 약 3원 높은 수준인 1,365원에 마감했습니다. WTI는 1.19달러(1.38%) 하락한 $85.02를 기록했습니다. 전일 오후 지정학적 긴장 재료로 얻었던 상승분을 반납했습니다. OPEC이 감산 정책 변경 가능성을 열어 놓은 가운데, 미국의 재고가 큰 폭으로 늘고 있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습니다. OPEC이 "수요급증"에 대한 "모니터링"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행동할 준비"를 강조한 점도 원유 수급 전망을 누그러뜨렸습니다. OPEC은 이날 월간 보고서에서 "여름철 왕성한 수요 전망은 조심스러운 시장 모니터링을 요구한다"고 밝히고, 감산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국들은 "예의주시하며 선제적일 것이며, 필요한 경우 시장의 요구에 응해 행동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습니다. 금선 물은 1.08% 오른 $2,354.8을 기록,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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