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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동향 및 이슈

2024.04.11 국제 금융 시장 동향 및 이슈 정리

by 언박서23 2024. 4. 12.

미국 소비자 물가 여전히 빠른 오름세 지속

 

지난달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예상과 달리 빠른 오름세를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물가가 3개월 연속해서 예상보다 높은 상승 속도를 나타냄에 따라 끈질긴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반등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졌습니다. 미 노동부 발표,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미국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월 대비 0.4% 상승하며 예상치(+0.3%)를 웃돌았습니다(전월 +0.4%). 전 품목을 포괄하는 헤드라인 CPI 역시 예상치 0.3%보다 높은 0.4%의 높은 상승 속도를 나타냈습니다. 중고차 가격이 전월 대비 1.1% 떨어진 데 힘입어 근원 상품(core goods) 물가가 한 달 만에 다시 0.15%의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신차 가격 역시 0.2% 내렸습니다. 그러나, 자가 주거비(OER)와 주된 주거지 임대료(RPR)가 각각 0.4%의 높은 상승률을 이어가 상품 물가의 디스인플레이션 효과를 상쇄했습니다.   
주거비를 제외한 근원 서비스 물가("슈퍼 코어") 역시 전월 대비 0.5% 급등하며 다시 속도를 냈습니다. 자동차 보험료가 전월 대비 2.6% 급등하면서 지난 2020년 6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습니다. 자동차 수리비는 3.1% 뛰어 2022년 8월 이후 가장 많이 올랐습니다. 노약자 돌봄 서비스료가 5.9% 솟구치며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장례비 역시 1.5% 올라 20222년 10월 이후 가장 가파른 오름세를 나타냈습니다. 에너지 가격이 헤드라인 물가 오름폭의 8bp를 기여했습니다. 2월에 3.8% 올랐던 휘발유 가격이 3월에도 1.7% 상승하며 주된 영향을 미쳤습니다. 전년 동월 비로는 3월 근원 CPI는 3.8%의 상승률을 유지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들은 3.7%로 둔화하면서 2021년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헤드라인 CPI 전년 같은 달보다 상승률은 3.2%에서 3.5%로 속도를 냈습니다. 예상치 3.4%를 웃돌았습니다. 
3월은, 계절조정에도 불구하고, 계절적으로 근원 물가 오름세가 비교적 낮게 나오는 패턴이 정착되어 있는 달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3월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4% 올랐습니다. 미국 3월 기저 물가가 이보다 더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던 사례는 34년 전인 1990년(+0.6%)이 마지막이었습니다. 지난 2022년 3월(+0.3%)에도 미국의 근원 CPI는 지난달만큼 많이 오르지는 않았습니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미 국민들에 대한 추가 헬리콥터 머니를 강행, 인플레이션에 엄청난 임펄스를 가했던 지난 2021년 3월에도 근원 CPI는 0.2%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1월과 2월 두 달 연속해서 전월 대비 0.4%나 올랐기 때문에 3월에는 역 기저효과가 있을 법도 했으나, 실상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FOMC 기자회견에서 파월 의장은 1월 인플레이션이 "계절적 효과(계절조정의 문제, "possibility of seasonal adjustment problem"으로 인해 높게 나온 듯하고, 2월 치는 "끔찍하게 높은 것은 아니다. 1월 치 같지는 않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최근 3개월 동안의 미국 근원 CPI 상승 속도는 연이율 4.5%로 높아졌습니다. 지난해 5월(4.7%) 이후 가장 강한 페이스입니다. 연준이 올해 디스-인플레이션의 주력군이 되어 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미국의 "슈퍼코아" CPI 물가는 3월 중 전월 대비 0.65% 급등했습니다. 연이율로는 8%를 넘는 속도입니다. 3개월 추세는 연이율 8.2%로 페이스가 더 가파릅니다. 6개월 계기 역시 연이율 5.9%에서 6.1%로 속도를 냈습니다. 블룸버그 경제학(BE)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애나 원은 자동차와 관련된 두 근원 서비스 항목의 물가 오름세가 앞으로도 더 전개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지난 2년 동안 있었던 자동차 가격의 급등세가 관련 서비스 물가로 2차 파급되는 과정에 있다는 진단입니다. 하지만 그 밖에도 근원 서비스 곳곳에서 두드러진 물가 오름세가 관측됐습니다. 노약자 돌봄 서비스료가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고, 장례비 역시 크게 올랐습니다. 주거 임대료는 "슈퍼코아"와 더불어 연준이 예상했던 올해 디스-인플레이션의 양대 엔진이었습니다. 그런데 임대료 역시 작년 초가을 이후 속도를 내는 흐름이 갈수록 뚜렷해지는 모습입니다. 
  

뉴욕 주가 하락, 미 국채 금리 20bp 가까이 폭등 
 

뉴욕증시 대표 지수 S&P500은 1%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미국 3월 CPI 상승세가 예상과 달리 꺾이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연준의 고금리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었습니다. 미 국채 가격이 근래에 드문 강도로 곤두박질친 것에 비해서는 뉴욕증시는 주목할 만한 내성을 보였습니다. CPI 충격 직후 자유낙하를 하며 저점을 형성한 S&P500은 이후 레벨을 다소 높인 상태에서 횡보하는 안정성을 보였습니다. 다우는 422p(1.09%), S&P500은 0.95%, 나스닥은 0.84% 하락했습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20bp 가까이 뛰면서 2022년 9월 26일 이후 가장 큰 오름폭을 기록했습니다. 최근 5년 중에서는 다섯번째로 큰 상승 폭이었습니다. 연준 금리정책 전망을 반영하는 2년물 금리는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크게 올랐습니다. CPI 발표 직후 대규모 블록 매도세가 2년물 선물시장에 유입됐습니다. 장 중 4.9836%에서 고점을 형성했습니다. 2년물 금리는 지난해 11월 중순 이후 줄곧 5%에게선 아래에서만 거래됐습니다. 단기 및 중기 금리가 상대적으로 더 큰 폭으로 상승(bear flattening)한 가운데 이날 한 때 5-30 스프레드는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역전되기도 했습니다. 미 국채 2년물은 4.9667%로 22.4bp, 5년물은 4.6044%로 23.1bp 급등했습니다. 10년물은 4.5456%로 18.4bp, 30년물은 4.6274%로 13.1bp 상승했습니다. CPI 충격에 수직으로 상승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입찰 수요가 상당히 약해진 사실을 확인한 뒤 오름폭을 확대하며, 4.50% 선의 저항을 완전히 벗어나는 흐름을 전개했습니다.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오는 11월에 가서야 25bp의 금리인하가 확실하다는 관측을 값 매김 했습니다. 전일에만 해도 6월 금리인하 가능성은 50% 정도로 반영되어 있었습니다. 올해 전체 금리인하 기대치는 41.5bp로 대폭 축소됐습니다. 두 차례 금리인하도 어려워졌다고 보는 셈입니다. 
 

 달러 강세 및 엔화 가치 하락, 지속되는 원유가격 상승


블룸버그 달러인덱스는 장 중 한 때 상승률을 0.9%로 키우며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강력한 흐름을 펼쳤습니다. 미 국채 금리를 따라 달러가 급등하고 엔은 34년 만에 최저치로 곤두박질쳤습니다. 일본은행의 개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보고 시장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 통화 정책회의를 하루 앞두고 유로는 엔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졌습니다. 미-유럽 통화정책 전환 조치로 인해 유로가 패리티로(1유로=1달러) 다시 떨어질 것이란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유로는 1.0744로 1.04% 하락했고, 달러엔 환율은 152.97로 0.80% 상승했습니다. 달러 위안 역외환율은 7.2632로 0.34% 올랐고, 달러·원 NDF 1개월물은 전일 대비 13원 급등한 1,362원에 마감했습니다. 미국 금리와 달러가 급등하는 와중에도 원유가격은 1% 넘게 뛰었고, 금 가격도 강한 하방 경직성을 나타냈습니다. WTI는 98센트(1.15%) 상승한 $86.21을 기록했습니다. 보합 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던 유가는 뉴욕 오후 시간 이란 공격 관련 뉴스에 1달러 넘게 수직으로 상승했습니다. 미국 CPI 충격으로 미 국채 금리와 달러가 급등하는 와중에도 이날 유가는 탄탄한 흐름을 전개했습니다. 금선 물은 0.59% 하락한 $2,329.6을 기록했습니다. 4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으나,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종가를 유지했습니다. 약보합세로 내려서 미국 CPI 발표를 대기했던 금 시장은 지표 충격에 낙폭을 크게 확대했으나, 금세 보합 선으로 반등하는 탄력을 과시했습니다.